01 진정한 의미의 ‘현명함’
세 자리 아이큐가 성공을 결정한다는 생각은 신앙처럼 되어 버렸다. 특히 정해진 능력에 따라 교육 시스템과 교육적 경험을 설계해야 한다고 믿는 교육자들이나 행정가들의 생각은 더욱 그렇다. 그러나 학생들을 분류하고 그들의 능력을 확인하는 데 소용이 된다는 점을 제외하면, 아이큐라는 시스템의 진정한 이점은 발견하기 어렵다. 아이큐를 재는 방법은 아이큐 그 자체보다 더 심한 비판을 받아왔다. 비판자들은 연필과 종이를 가지고 보는 규격화된 아이큐 시험은 한 사람의 정신적 능력과 적성이 어디까지 미치는지 완전하게 알아내기에는 불가능한 도구라고 질책한다.
1980년 무렵, 하워드 가드너는 심리적인 문제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아이큐 점수가 매우 높은 사람들 중 일부는 왜 개인적인 인생에서 비참한 실패를 맛보는가? 정신적 능력에 관한 시험들은 인간적 능력의 어떤 측면, 가령 예술, 음악, 미학, 문학, 그리고 사회성이라는 측면을 간과하는 것은 아닌가? 가드너는 단 하나의 척도로 인간의 정신적 능력을 측정하는 ‘지능’이라는 개념은 사라져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인간의 핵심적인 능력과 재능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고 단정했다. 그것은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가드너는 지능의 범주를 언어 논리 지능, 수학적 상징화 지능, 공간 지능, 신체 운동 지능, 대인 지능, 대내 지능, 그리고 음악 지능 등으로 나누었다. 그것을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언어로 바꾸고, 개념을 좀 단순화한다고 할 때 다음의 여섯 가지 주요 범주로 재편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추상적 지능(상징 추론 능력). 둘째, 사회적 지능(사람을 다루는 능력). 셋째, 실용적 지능(일을 해내는 능력). 넷째, 감성적 지능(자의식과 자기 관리 능력). 다섯째, 미학적 지능(형태와 디자인, 음악, 미술, 문학에 대한 지각능력). 여섯째, 신체적 지능(스포츠, 춤, 제트기 조종 같은 신체와 관련된 능력). 아마도 우리가 가장 성공한 모델로 여기는 ‘르네상스적 인간’이란 위의 여섯 가지 지능이 훌륭하게 통합된 인간일 것이다.
20년 이상 사회적 지능에 대해 고민해오면서 나는 사회적 지능을 정의하고 가늠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틀을 만들어 왔다. 나는 어느 자리에서나 호감을 얻는 능력에는 다섯 가지 두드러진 차원 또는 범주가 있다고 정리했다. 상황 파악력(Situational Awareness), 존재감(Presence), 진정성(Authenticity), 명료성(Clarity), 공감력(Empathy)이 바로 그러한 것들이다. 이 다섯 가지 차원, 간단히 줄여서 S.P.A.C.E를 모두 함께 놓음으로써, 사회적 지능에 대한 정의와 진단이 가능한 수단을 얻게 된다.
02 ‘상황을 읽는 눈’을 가져야 답이 나온다
S.P.A.C.E 모델에서 S는 상황 파악력 혹은 상황에 대한 ‘레이더’를 뜻한다. 우리는 왜 영화관, 교회, 도서관, 식당, 스포츠 경기장, 비행기, 그리고 심지어 옆 칸에 사람이 있는 공중 화장실에서조차 휴대폰에 대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대는 사람들 옆에서 참고 앉아 있어야 하는가? 어떻게 하면 그들에게 사회적 지능의 부재 때문에 자기 자신을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줄 수 있을까? 어느 방에 들어갔는데 두 사람이 등을 돌린 채 한 사람은 얼굴이 붉어져 있으며 다른 사람은 눈물을 훔치는 중이라면, 차 한 잔 하러 가자고 하기에는 적당한 때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상황파악은 문화적인 ‘홀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일 뒤에 숨어 있는 패턴, 패러다임, 다양한 상황을 좌우하는 사회적 규칙에 대한 인식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맥락을 파악하라
인간의 모든 상호 작용은 어떤 맥락 속에서 일어난다. 누가 누구와 어디에서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든, 사람들이 서로 연관을 맺는 데는 언제나 어떤 특정한 환경이라는 것이 있다. 인간 사이의 상호작용에는 반드시 맥락이 있음을 이해하고 나면, 맥락이 어떻게 의미를 창조해내며, 그 의미가 특정한 상황에 연루된 사람들의 행동을 어떻게 조직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상황파악 기술의 핵심은 맥락과 맥락이 형성해 내는 의미를 깨닫고 거기에 주의를 기울여서 분별 있게 대처하는 것에 달려있다. 사회적 맥락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지만,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차원 또는 하위 맥락으로 단순화해 생각해 볼 수 있다.
공간적인 맥락 : 사람들이 상호 작용하고 있는 물리적인 공간의 역학, 사람들이 그 공간을 세우고, 자신의 행동으로 그 공간에 영항을 미치는 방식을 의미한다. 회사의 임원들은 흔히 자신의 태도나 권력, 지위 또는 사회적 거리를 드러내려는 의도로 사무실의 위치나 사무실 내 배치를 이용하곤 한다. 텔레비전 뉴스에서 강력한 파벌들, 특히 분쟁 상태에 있는 지역 대표자들의 중요한 협상 회의를 보도할 때면, 거대한 탁자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 앉아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상징적인 두 군대가 대치하고 있는 모습처럼 말이다. 하지만 자리 배치를 바꾸는 것만큼이나 간단한 무엇인가로 극과 극으로 대치해 있는 관계를 좀 더 부드럽게 보이게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행동의 맥락 : 어떤 상황의 어떤 행동적 맥락도 부분적으로는 그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몸에 지닌 규칙과 관습, 기대 행동의 기준에 따른 조합이다.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어떤 문화권의 사람들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따르지만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보기에는 앞뒤가 안 맞는 듯한 독특한 행동 코드가 있음을 지적했다. 예를 들면, 많은 아랍 문화권에서는 사람들이 왼손으로 음식을 집거나 왼손으로 다른 사람에게 음식을 건네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왼손을 주로 다양한 신체 기능을 관장하는 데 사용한다고 믿으며, 전통적으로 유독 왼손만 불결하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 그러한 행동 코드를 공유하지 않거나 그것을 어기기로 선택한 사람이 하나 또는 여럿이 있다면, 갈등이 생겨날 수 있다.
의미론적 맥락 : 언어의 심리학을 연구한 명망 높은 학자인 알프레드 코집스키에 따르면, 우리는 의미론적 환경에서 살고 있다. 이 환경에는 공통적인 언어습관, 전통, 상징, 의미, 암시, 그리고 함축성이 포함되어 있다. 그 속에서 인간은 서로 소통하며 상대방에게 자신을 이해시키려고 노력한다. 그는 또 같은 언어를 쓰는 어떤 두 사람도 정확히 같은 현실을 경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모든 사람은 각자 태어나면서 써 온 언어 속에서 많은 단어에 대한 자신만의 고유한 의미를 체득하고 부여하면서 자라기 때문이다.
모든 문화, 그리고 그야말로 모든 상황과 모든 맥락에는 사람들이 지키기 위해서 스스로 강제하는 어떤 종류의 행동코드가 있다. 격식을 갖춘 것이든 아니든,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이 코드는 인간이 다른 인간의 행동을 높은 확률로 예측할 수 있게 해 준다. 아닌 게 아니라 어떤 조직화된 사회도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상대하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무수한 잠재의식적 ‘도구’가 없다면 제대로 기능할 수가 없다.
상황 파악이라는 주제로 되돌아와서, 의미론적 맥락을 읽는 것, 그리고 더 깊은 수준의 신호를 보여 주는 언어적 단서를 알아채는 것은 매우 요긴한 기술이 될 수 있다. 10대들 사이의 대화, 비즈니스 회의나 디너파티, 강의실, 선술집에서의 친구들 모임 등에서 서로 다른 의미론적 맥락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상황 파악을 연습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에 맞추면서 합리적으로 그들에게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단 하나의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다층적인 언어 능력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03 적절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법
S.P.A.C.E. 모델에서 P는 존재감, 즉 인품을 상징한다. 그것은 외모나 분위기, 태도, 보디랭귀지를 통해서 개인이나 집단에 영향을 끼치는 방식이자, 대화에서 어떻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느냐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당신은 사귀기 쉬운 사람인가? 신뢰를 심어주고 프로페셔널리즘, 친절함, 다정한 느낌을 안겨 주는 쪽인가? 아니면 수줍어하는 태도 때문에 불안정, 걱정, 무관심한 느낌을 안겨 주는 쪽인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하려면, 바로 이 존재감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인간 사이에 이루어지는 모든 상호 작용은 그와 관련된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할 지, 이른바 ‘관계의 규칙’에 대한 상호 기대와 연관된 것이다. 관계된 사람 모두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규칙을 알고 그 안에서 행동한다면, 그들은 우호적이고 성공적으로 관계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용인되지 않는 방식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을 경우 그로 인해 사회적 계약이 위반되면서 심각한 갈등이 야기된다. 우리는 최소한 상황에 대한 규칙을 예측할 수 있거나, 규칙이 떠오르고 모양을 갖추어 나가는 동안 그것을 면밀히 간파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규칙을 가다듬는 데 동참하기 위해서는 당신의 존재감을 효과적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우리는 존재감을 외부적 관점, 즉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보는 관점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지만, 존재감에는 중요한 내적 측면도 있다. 정신적·감정적 상태 또한 자아를 표현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긍정적인 의미에서 단호하고, 감탄할 만하며, 거역할 수 없게 매력적인 사람을 보면 그의 삶에 대한 내적인 헌신이 밖으로 드러나 보인다. 위대한 정신적 지도자들, 예컨대 간디나 테레사 수녀, 달라이 라마는 다른 사람들이 그들을 따르기로 했건 아니건 간에, 자신들이 가야 할 곳을 가고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다. 그들을 따르는 사람들은 그들이 앞에 나서서 이끌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자신이 누구이고 어디로 가는지를 알기 때문에 그들을 따르는지도 모른다.
존재감은 또 균형의 문제이기도 하다. 감정적인 상태를 스스로 인식할 수 있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의미다. 선 철학에서 교훈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선의 핵심적인 원칙 중 하나는 순간에 충실하고 완전하게 사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철학 또는 종교라기보다는 ‘하나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선은 어떤 순간이 되었든, 지금 경험하고 있는 그 순간에 전념하라고 가르친다. 인생에 대한 이러한 접근 방식으로 당신은 현재에 온전히 있을 수 있게 된다. 그러면 당신은 인생의 작은 순간들에서 즐거움을 얻게 된다.
아침에 마시는 맛 좋은 커피 한 잔, 일하기에 편안하고 깨끗하며 평화로운 장소, 마음에 드는 식사, 좋은 책, 멋진 농담, 따뜻한 햇살, 퍼붓는 비를 바라볼 수 있는 여유 등등. 현재에 있다는 것, 감정적으로나 행동적으로 현재에 있다는 것은 우리를 다른 사람들에게 닿게 해 주고, 우리의 성공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성공에도 기여할 수 있는 연결점을 만들어 준다.
04 ‘진정성’이 당신의 그릇을 결정한다
S.P.A.C.E.에서 A는 진정성을 나타낸다. 다른 사람들과 자기 스스로에게 얼마나 정직하고 진실한지를 드러내 주는 것이다. 당신은 당신에게 어떤 식으로든 이익을 줄 사람, 당신이 원하는 것을 가진 사람하고만 친구가 되는가? 당신은 직업과 관련된 사람들의 명함과 전화번호만 모으고, 사람들과 많이 접촉하기는 하지만 진정하고 충실한 우정 관계는 별로 가지지 못하는 타입인가? 당신은 다른 사람을 이용하거나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이용하게 내버려 두는가? 당신은 스스로 어떻게 느끼는지에 상관없이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데만 초점을 맞추는가? 당신은 당신자신에게 진실한가?
진정성이란 당신 자신을 가짜로 꾸미는 것이 아니라 당신을 진실하게 보이게 만드는 욕망과 능력에 관한 것이다. 당신이 어떻게 다른 사람과 연관을 맺어서, 그들이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느냐 하는 것이다. 진짜로 보이느냐 가짜로 보이느냐의 차이, 곧 당신 자신에 대한 믿음에 신뢰를 덧입히는 것이다. 사회적 지능의 맥락에서, 진정성은 단순히 당신 자신으로 있는 것 이상인 그 무엇이다. 여기서 진정성은 다른 사람들과 진실하게 관계를 맺는 능력에 관한 것이다. 그것에는 상당한 감정 이입 능력과 공감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미국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시절, 레이건은 많은 미국인, 심지어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까지 애정을 받았다. 그의 장례식은 엄청난 찬양의 분위기로 진행되었으며, 대부분의 미국 언론은 그를 사랑스러운 아버지상으로, 자비로운 지도자로 그려냈다. 하지만 그와 가깝게 일하던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그는 개인적으로는 그들에게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레이건은 사람들을 개인적으로든 집단적으로든 매료시키고 자극하는데 능숙했지만, 아주 작은 수의 사람만 잘 알고 지극히 형식적인 수준으로만 대인관계를 이끌어 갔다. 결국 레이건은 높은 사회적 지능을 지니고 있었으나, 감성적 지능은 아주 낮았다고 보아도 무방할 듯싶다. 감성적 지능과 사회적 지능은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똑같은 것은 아니다.
05 명료하고 경쾌하게 사고하라
S.P.A.C.E. 모델에서 C는 명료함을 상징한다. 명료함의 기술을 습득하지 못한 사람들은 머리에 떠오르는 대로 말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 대다수가 형식을 갖추지 못한 ‘뇌 안의 쓰레기’와 신중하게 선택한 대화용 전술과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한다. 그리고 상대방이 집중하지 않았는데도 다짜고짜 설명을 시작하곤 한다. 논리적인 단계를 밟기보다는 중간 단계에서 난데없이 대화를 시작한다. 논리적인 순서나 아이디어를 차근차근 밟아 나가는 대신, 청취자에게 너무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던져 준다. 그들은 자기 머릿속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청취자들도 정보를 처리할 수 있으리라고 속단한다.
생각의 길잡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새겨 넣고 싶다면, 다른 사람들의 뇌를 아이디어를 처리하기 쉽게 만들 필요가 있다. 입장을 바꾸어 정취자의 머릿속으로 들어가 그들이 당신의 진실, 결론, 믿음, 견해, 그리고 당신이 제안하는 행동을 수긍할 수 있게 길잡이가 되자. 비유적으로 말해, 당신이 청취자의 뇌와 함께 산책길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해보자. 산책길에서 당신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당신이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상대방이 완전히 집중할 수 있게 꾀하는 것) 알아내는 것이다. 그런 다음 어디로 가야 할지에 관한 산책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여기에 길잡이가 될 몇 가지 전략과 방법이 있다.
350 도로 : 인간의 뇌는 연설 정보를 1분당 500단어 정도의 수준으로 처리할 수 있다. 안타까운 소식은 당신을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은 1분당 150단어 정도밖에 말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나머지 350단어는 죽은 시간 속에 있게 되며, 그 시간 동안 청취자들은 아마도 복잡한 인생사나 골치 아픈 개인사를 머릿속에서 처리하고 있을 것이다. 당신이 그들에게서 완전한 주의 집중을 이끌어 낼 수 있다면, 당신은 사용하지 못했던 나머지 처리 용량을 손에 쥘 수 있게 된다. 도발적인 질문을 던져 당신이 핵심 사항을 이야기하는 동안 청취자가 주제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유도하라. 또는 맨 먼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마친 후에 특정한 이해와 약속이 담겨 있는 주제를 언급할 수도 있다. 청취자들은 그들이 정말로 알고 싶었던 사항에 대해 말을 꺼내면 좀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결말의 비법 : 이 방법은 다음에 무엇이 뒤따를지에 대한 기대를 유발한다. 먼저 주의를 끌 수 있는 도발적인 발언으로 시작해서 극적인 효과를 노려야 한다. 어떤 세미나가 시작될 무렵에, 나는 참가자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한 적이 있다. 한 여자가 말했다. “제 이름은 윌마입니다. 저는 인간의 불행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녀의 ‘깜짝 발언’ 이후의 발언에 대해 기대하고 있었다. 여자가 말을 이었다. “저는 정부의 사회 복지 사업체에서 관리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퇴직할 예정인데, 그때는 아기 옷을 파는 작은 가게를 열고 싶습니다. 변화를 위해서 행복한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결말의 비법은 청취자들이 350 도로에서 옆으로 새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전신술 : 전조를 예시하는 방법, 예를 들어 ‘어제 일어났던 일에 관한 것인데…’ 또는 ‘세 가지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세 가지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면 세 가지 이야기를 모두 논의해야 함을 명심하라)와 같은 방식은 대화의 전체 틀을 짜는 데 도움을 준다. 청취자들은 이미 주제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고, 대화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예측하게 된다.
피라미드 : 당신이 말하려는 것을 재빨리 정리하고, 계속해서 정보를 뒤따르게 하며, 사실을 집적해 가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신문사에서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사용했던 방식인데, 대화에서도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명료화 테크닉이다.
질서정연한 계획 : ‘여기에 세 단계(방식, 분야, 양상)에 걸쳐 해야 할 일이 있다.’ 문서상으로 표현할 때, 이 방법은 Ⅰ,Ⅱ,Ⅲ 또는 A, B, C와 같은 아젠다, 요점, 아우트라인을 사용한다. 이러한 방식은 특히 자신들의 사유 체계에서 구조와 질서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과의 대화에 효과가 있다.
줌 인, 줌 아웃 : 큰 그림을 그린 후에 세부 사항으로 옮겨 가고 싶다거나, 특정한 부분 정보에서 출발해 광범위한 시야로 이동하고 싶다면 ‘이 부분에 집중해 봅시다.’ 또는 ‘잠깐 보충을 하자면…’과 같이 말하면 된다. 이런 표현을 사용하면 청취자들의 마음의 눈을 당신의 카메라에 달린 줌 렌즈에 맞출 수 있다.
도식 : 도식을 사용하는 방식은 시각적인 효과를 선호하는 사람들이다. 이해하기 전에 눈으로 먼저 확인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에게 아주 효과가 크다. 컨설턴트들은 종종 ‘펜의 힘’을 역설하는 데, 가끔은 화이트보드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서 일시적으로 리더십을 장악하며 집단의 아이디어를 적어 가는 것도 좋다.
은유 : 은유는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적인 이미지나 익숙한 경험으로 대체하는 수단이다. 예를 들면 “이 접근 방법은 ‘포장된 도로’입니다. 이 방법을 쓰면 우리는 이미 반쯤은 간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식이다. 은유는 경제적인 방법이다. 은유를 쓰면 단순하고 간략한 말로 완전한 개념을 풍요롭게 그려 낼 수 있다. 은유는 청취자로 하여금 협조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게 해서 대화는 좀 더 풍부해진다.
요령껏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도 기술이다
가끔은 말을 아끼는 편이 더 많은 것을 얻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노련한 세일즈맨은 언제 말을 멈추는 것이 고객이 물건을 구매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잘 알고 있다. 가끔은 아이디어의 도입부만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이 나머지 부분을 채우는 방식으로 설득할 수도 있다. 또 다른 사람이 결론을 도출하게 내버려 두는 방식이 아이디어의 완성을 위해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한 유비쿼터스 철학자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해서 명성을 얻었다. “입을 열어서 모든 의심을 없애려고 하기보다는 침묵을 지켜서 바보 취급을 당하는 것이 더 낫다.” 가끔은 어떤 말을 해도 문제만 키우게 될 때가 있다. 당신은 그저 맥락의 전반적인 이해를 통해 적절한 대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
엘리베이터 미팅
헬리콥터는 아이디어를 소통하는 방식에서 단어와 표현을 선택하는 능력에 대해 설명해주는 아주 훌륭한 은유가 될 수 있다. 헬리콥터의 독특한 특징은 무엇인가? 헬리콥터는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쉽게 이착륙해서 이동할 수 있다. 헬리콥터에 타고 있으면, 낮은 고도에서는 지형지물을 자세히 볼 수 있으며, 높은 고도에서는 자세함은 떨어지지만 좀 더 많은 지형지물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아이디어 소통을 위해 헬리콥터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당신이 원하는 곳에 청취자들의 생각을 배치하기 위해 용어나 연설의 형태, 표현, 비유 등을 적절히 선택해서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헬리콥터는 시야와 사고 체계를 바꾸기 위해 고도를 변경하는 방법에 거의 완벽한 해결책을 보여 준다.
아이디어를 요령 있게 전달하는 방식을 표현한 또 하나의 메타포는 ‘엘리베이터에서 말하기’라는 개념이다. 오늘날의 사회를 적절하게 반영하듯, 엘리베이터에서 말하기란 중요한 아이디어나 계획, 행동, 이슈 또는 견해를 짧지만 알차게 표현하는 방식이다. 직접적으로 비유하자면, 그것은 어떤 사람과 엘리베이터에 같이 있는 1분 동안 당신이 그 사람에게 다가서는 데 필요한 대화법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말하기’ 능력을 갖는다는 것은 대화에서 명료함을 꿰차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다. 특히 비즈니스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본질적인 요소의 메시지 또는 사유 과정을 간결하면서도 효과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는 데 점점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방송국과 전화 인터뷰를 하는 경영자는 자신이 한 말 중에서 단지 10초 정도의 분량만이 방송을 타게 되리라는 사실을 잘 안다. 따라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기술적이면서도 치밀하게 구성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하지만’을 ‘그리고’로 바꾸어 말했을 때
중립적인 문장이나 긍정문 후에 나타나는 ’하지만‘은 거의 언제나 부정적인 발언이 시작됨을 알린다. ”당신이 틀렸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당신이 옳았어요, 하지만…“, ”당신 말을 믿어요, 하지만 나도 생각이 있어요…“ 등의 문맥으로 ’하지만‘을 사용하면 다른 사람들과 효과적인 관계를 맺는 데 미묘한 어려움을 겪게 되기도 한다. 적어도 1주일만이라도 말할 때나 글 쓸 때 모두 ’하지만‘을 ’그리고‘로 바꾸어 사용해 보라. 되도록 당신의 어휘에서 ’맞아요, 하지만‘ 상황에 놓였다고 생각할 때마다 ’그리고‘를 사용할 수 있게 시도하라.
06 ‘공감력’이 신뢰를 만든다
S.P.A.C.E. 모델에서 E는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진정으로 알고 배려하는 공감을 뜻한다. 공감한다는 것은 대체로 다른 사람과 자신을 일치시키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며 나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사회적 지능이라는 맥락 안에서는 또 다른 깊이가 더해진다. 그것은 바로 유대의 감각으로, 다른 사람이 당신에게 협력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공감을 나누는 데 성공했다는 것은 그 사람이 당신과 유대감을 나눈다고 느끼게 했다는 뜻이다.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말의 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을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보자. 첫째는 사람들과 교류하는 순간순간의 경험이며, 둘째는 관계를 오랫동안 굳건하게 지속시키기 위한 유지의 과정이다. 우선 순간순간의 경험에 대해 살펴보자. 실체의 구체적인 상황에서, 당신은 대체로 세 가지의 구체적인 행동 유형에 집중함으로써 한 사람 또는 여러 사람과 견고한 공감을 나누는 관계를 만들 수 있다. 세 가지 행동 유형은 세심함, 진정한 이해, 긍정성 등이다.
세심함 : 다른 사람이 말을 하고 있을 때 그 사람 쪽으로 몸을 향하고, 눈을 맞추며, 적절히 끼어들고, 세심히 귀 기울이며, 고개를 끄덕이는 등 당신이 이야기를 잘 알아듣고 있다는 표시를 해 주는 것, 그 모든 것은 당신이 세심하다는 느낌을 강화시켜 준다. 또한 상대방이 말을 하는 스타일에도 보조를 맞추어 줄 수 있다. 당신이 행동으로 표현하는 공감과 교감을 한층 더 강화시켜 줄 것이다.
진정한 이해 : 다른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그들이 원하는 대로 받아들일 의지와 능력이 있는가? 그들의 정치적 견해나 종교적 견해가 당신과 맞지 않을 수도 있으며, 가치와 경험에 대한 당신의 관점이 그들과 다를 수도 있다. 동시에 당신은 그들이 자신의 자리를 차지할 권리가 있음을 인정할 줄도 안다. 그렇게 되면, 언어 외적인 차원에서 당신이 행동으로 보이는 암시는 당신이 상대방을 인정하고 있다는 신호가 된다. 그리고 그들도 당신의 생각에 귀를 기울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당신이 그들을 있는 그대로, 그들이 원하는 대로 받아들이며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다면, 그것에 덧붙여 상호 존중이라는 유대감을 한층 강화시켜 주는 몇 가지 다른 일도 할 수 있게 된다.
긍정성 : 자신과 의견이 크게 다른 사람보다는 가치와 생각을 함께 나누는 사람을 더 좋아하고 존중하고 가깝게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자신과 의견이 맞지 않은 사람과 교류하며 그 사람을 개인으로 인정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육아 전문가들이 말하는 ‘당신은 아이의 행동은 미워하면서도 아이를 사랑할 수 있다’와 같은 논리가 어른들에게도 통할 수 있는 것이다. 전설적인 동기 부여 전문가인 데일 카네기는 ‘대다수의 인간은 감정적인 입력물을 갈구한다’고 지적했다. 그것은 승인, 인정, 칭찬, 그리고 긍정 같은 것으로, 사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남들에게 나눠 주기에 별로 어렵지 않은 것들이다. 원리는 거짓말처럼 단순하다. 당신이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도와준다면, 그들도 당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느낀다는 것이다.
공감을 디자인하는 법
조지 톰슨 박사의 모델 중 하나인 L.E.A.P.S는 다양한 차원에서 경청할 필요가 있는 모델이다. L.E.A.P.S는 경청(Listen), 공감(Empathize), 질문(Ask), 풀어 말하기(Paraphrase), 정리(Summarize)를 의미한다. 톰슨이 제시하는 단계는 어떤 면에서 뻔해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그것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상대방이 한 말을 최대한 그대로 사용해 가며 그 사람의 생각을 당신이 직접 다시 말해 보라. 화가 난 사람들은 당신이 하는 말을 거의 귀담아듣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이 당신에게 했던 말을 당신이 되풀이 하면 귀를 기울일 것이다.
시간을 초월한 책 『콘택트 : 최초의 4분(Contact : The First Four Minutes』에서 레너드 주닌은 다음과 같은 정리를 하나 내놓았다. 대부분의 사람은 사회적인 자리에서 낯선 사람을 만날 때 약 4분 안에 그 사람과 계속 만나고 싶은지, 그렇다면 그 사람과 좀 더 나아가 계속 교류하고 관계를 맺는 것이 괜찮은 생각인지 결정한다는 것이다. 주닌의 정리를 ‘첫인상’이라는 클리셰(판에 박은 듯한 문구 또는 진부한 표현) 아래 처박아 두기 전에, 그것을 흥미롭게 확장한 부분을 고려해 보자. 그것은 가까운 친구 사이거나 친밀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도 다시 만날 때마다 첫 만남을 반복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사회적인 관계에서 당신을 만나는 사람이 무의식적인 스코어 카드를 가슴에 품고, 관계를 지속해도 괜찮을지를 판단하기 위해 당신과 있었던 일에 점수를 매긴다면, 그 4분 동안에 당신이 하는 행동은 결정적인 것이다. 그렇기에 그것에 대처하는 창의적인 생각 또한 필요하다.
07 호감도 상승을 위한 우선 과제
상호작용 기술 평가하기
먼저 자신의 사회적 지능에 대한 기술과 취향을 평가한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이 다른 사람들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 수 있고, 향상시키고 싶은 사회적 지능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첫 째 단계로 당신이 현재 알고 있는 사람, 그동안 알고 지내 왔던 사람 혹은 광범위하게 관계를 맺어 온 사람들 목록을 떠올려 전형적으로 독이 되는 행동을 하는 다섯 사람과 특히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협조를 잘하는 ‘약이 되는’ 다섯 사람의 이름을 적는다. 그리고 그들이 당신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행동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라. 각각의 이름 옆에 다섯 가지 주요한 사회적 지능의 요소, 즉 상황파악력, 인품, 진정성, 명료성, 공감력과 연관 지어 긍정 또는 부정으로 표시하라.
다음 단계는 도전의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 당신은 알고 있던 당신 자신의 고유한 행동 패턴을 독이 되는 역할 모델 및 약이 되는 모델과 비교해 보게 된다. 이 과정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솔직하면서도 숨김없는 자기 평가를 시도하겠다는 정직성과 의지가 있어야만 한다. 이제 마지막으로 자신의 차트를 이해하고 자기 평가에서 자기 발전으로 이동하기 위한 단계이다. 먼저 몇몇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당신의 사회적 지능은 다섯 가지 핵심적 차원에서 어떤 것이 가장 두드러지는가? 당신은 자신을 위한 발전적인 필요와 기회를 제공하는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차원을 가지고 있는가? 다섯 가지 핵심적 차원에서 당신의 행동을 약이 되는 역할 모델 쪽으로 접근시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나 움직여야 하는가?
특정한 행동이나 효율성 측면에서 당신의 사회적 기술을 평가한 후에는, 좀 더 나아가 당신의 자아 인식 개념에 대한 정확도의 측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개인적인 피드백은 아주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당신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당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당신을 ‘논지가 명확한’ 사람으로 묘사하는가? 또는 ‘협조적인’, ‘사려 깊은’, ‘거만한’, ‘둔감한’, ‘으스대는’, ‘상냥한’, ‘윤리적인’ 사람으로 묘사하는가? 다른 모든 자기 평가와 마찬가지로 이 방식으로 얻은 결과의 가치 역시 당신의 솔직함 여부에 달려있다.
상호 작용 스타일
다섯 가지 S.P.A.C.E. 차원에 대해 당신이 지닌 기술을 평가하고,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알아보았다면, 이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도록 그 기술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자신의 상호 작용 스타일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선 당신이 사람들과 상호 작용을 나누는 두 가지 차원, 즉 사회적 에너지와 집중점에 대해 생각해보자. 사회적 에너지란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교류하고 영향을 끼치려는 충동 또는 경향을 표현하는 말이다. 사회적 에너지가 큰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거나 교류하고, 시간을 보내고, 일을 같이 하는 방식을 불편해하지 않고 바람직하게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은 집단과 함께하는 상황, 낯선 사람들과 함께해야 하는 사회적 상황, 다른 사람들과 상호 교류를 나누어야 하는 업무 등에 쉽게 다가간다.
집중점이라는 개념은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을 할 때, 자신을 일 중심으로 보는지 아니면 사람 중심으로 보는지 표현하기 위한 것이다. 일 중심적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더 의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른바 ‘내가 스스로 알아서 한다’는 방식이다. '왜 내가 모든 사람의 감정에 신경을 써야 하는가? 난 그냥 일을 끝내고 싶을 뿐이야‘ 하는 식이다. 반면에 사람 중심적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 교류에 보다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공동의 목적을 위해 사람들을 규합하고, 함께하는 일을 통해 의욕을 북돋우곤 한다. 우리는 모두 이 두 가지 경향을 다 가지고 있다. 그 누구도 단지 하나의 방식이나 패턴만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인생의 초반에는 이 두 가지 방식 중 어느 하나에 주안점을 둔다.
두 가지 차원의 체계화, 즉 한 축에는 사회적 에너지를 놓고 다른 축에는 집중점이라는 개념을 가져다 놓음으로서, 네 가지 주요 조합 또는 상호 교류 스타일을 얻을 수 있다. 특정한 상호 교류 스타일을 지닌 사람은 자신의 기본적인 스타일에 어떻게 상호 교류 기술을 접목시키는지에 따라 다양한 상항에서 효율적으로, 또는 비효율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 스타일을 평가해 자기 통찰을 도울 수 있고, 기술을 평가해 자기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08 긍정적인 정치력을 발휘하는 법
대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종종 ‘나는 정치 같은 건 하고 싶지 않아. 그냥 내 일만 하고 싶다고’, ‘출세하려면 정치를 해야 해’라고 말하곤 한다.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에서 불이익을 당하고 있고, 그 원인이 자신의 가치 기준으로는 ‘치사하기 짝이 없는 정치’ 때문이라며 자신의 무능함을 정당화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역동적인 조직 문화를 감안하면, 순진해도 한참 순진한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조직의 정치를 조롱하는 사람들은 대개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자신 또한 끊임없이 정치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 당신이 어떤 조직을 위해 일하고 있거나 모든 종류의 조직화된 인간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정치에 몸담고 있는 것이다. 정치판에서 발을 빼겠다고 선언한다고 해서 정치판을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정치에 대한 항체 반응이 있느냐 없느냐의 구분만이 있을 뿐이다. 당신이 정치척인 술수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무시할 만큼 높은 수준의 도덕심에 기대어 살고 있다는 이유 때문에, 지위와 영향, 보상을 향한 경쟁에서 뒤처져야 할 이유도 없다.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도덕적 코드를 배반하지 않고도 상당한 수준의 정치적 기술을 획득하곤 한다.
‘정직한 정치꾼’이 되기 위한 첫째 단계는 정치적인 과정을 외면할 수 있다는 환상을 포기하는 것이다. 또한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위해 만들어 놓은 운명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기회를 획득하도록 능동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구원을 위한 두 번째 단계는 정치에 대해 품고 있는 부정적인 시각을 제거하는 것이다. 만약 정치를 단순히, 인간이 다른 인간들에게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한 일련의 상호 교류일 뿐이라고 정의한다면, 우리는 정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행동 전략을 기쁜 마음으로 정직하고 명예롭게 준비하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긍정적인 정치’, 다시 말해 자신의 가치 체계를 손상시키지 않고 출세하는 전략이라는 데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대부분의 성공적인 정치적 전략은 사람들을 가치 있게 만들어주고,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며, 조직의 임무달성에 기여하는 것이다. 조직의 이익에 반하는 이기적이고 파괴적인 정치적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나, 가치를 창조하지 못한 채 다른 사람들에게 불이익만 안겨주는 행동을 꾀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결국 뒤처지고 말 것이다. ‘더러운’ 정치를 꾀하는 사람들은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거나 최고에 다다를 수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결국에는 긍정적인 전략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성공할 수밖에 없다.
09 사회적 영향력의 방정식
사회적 지능이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에게 협조하게 만드는 능력이라면, 힘과 영향력 또한 동등한 역할을 수행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권력은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난다. 공식적인 권위는 당연히 지위와 관련된 권력과 함께 온다. 대통령이나 수상, 주지사, 시장, 감독 위원회나 선거로 얻은 직위 등을 지닌 사람 또는 단체가 그 예다. 그러한 직위가 사람에게 성스러움을 입혀 주며, 일정한 범위와 권위를 가져다준다. 한편 힘이나 공식적인 권위가 전혀 없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비법은 공식적인 권위와 획득한 권위의 차이를 이해하는 데 있다. 획득한 권위는 힘을 쥔 사람들에게서 얻는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다른 사람들에게서 얻어 내는 것이다.
당신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만한 권리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게 하는 방식으로 행동함으로써 권위를 획득할 수 있다. 당신의 생각, 실제적인 기술, 상황에 대한 노하우, 다른 사람들의 안녕에 관심이 있다는 것, 그리고 리더가 없는 어떤 상황에서 흔쾌히 방향을 제시해 주려는 의지 등은 모두 그와 연루된 사람들의 무의식적 스코어 카드에 점수를 보태 주는 요인이 된다.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좀 더 많이 당신을 리더감으로 대할수록, 집단적으로도 당신을 리더로 보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선택을 내려야 할 상황이 되면, 사람들은 공식적으로든 비공식적으로든 당신을 리더로 ‘선출’하려고 한다. 조직적이지 않은 어떤 상황에서 사실상의 리더가 되는 것 또는 공식적인 리더가 있는 조직에서도 상당한 비중의 비공식적 권위를 획득하는 것은 바로 다음의 다섯 가지 원칙 S.P.I.C.E를 응용함으로 가능해진다.
① 기술 Skill : 전문 지식을 활용하는 것도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당신을 리더로 인정하게 할 수 있다.
② 절차 Procedures : 실무를 위한 회의는 조직에 속한 모든 사람이 자신의 관점과 의견을 말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러면 금세 반대 의견이 나오면서 회의는 뱅뱅 맴돌게 된다. 당신은 회의의 진짜 목표가 무엇인지 되새겨 볼 것을 정중하게 권하고, 참여자들이 모임을 마치기 전에 얻어 내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결정할 수 있게 돕는다. 당신은 바야흐로, 적어도 일시적으로나마 그룹의 리더가 된다.
③ 정보 Information : 조직이 내리는 대부분의 결정과 문제 해결에 관한 논의는 얼마나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결정적인 목표를 제공해 주는 사람 또는 그 정보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그룹을 돕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 리더로 각인된다.
④ 합의 Consensus : 때로는 그저 논의의 내용이나 생각을 나누는 과정을 정리하고,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실행안을 상기시켜 주며, 구성원들이 무엇을 할지 결정하는 과정을 이끌어주는 것이 필요할 때가 있다. 많은 사람이 그런 과정에 익숙지 않거나 결론을 어떤 식으로 이끌어 낼지 알지 못한다. 그 같은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 역시 리더의 위치를 점할 수 있다.
⑤ 공감 Empathy : 조직의 분위기를 파악하거나 공감하는 것은 악의나 과도한 갈등을 야기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의 생각을 집단적으로 모아 준다. 공감을 이끌어 낸다는 것은 반대 의견을 묵살하거나 갈등을 모르는 척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차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서로 인간적으로 대하도록 돕는 것을 뜻한다.
권위를 획득하기 위해 S.P.I.C.E. 공식을 사용하는 데 있어 핵심은 선택적으로, 절제 있게, 그리고 무엇보다도 상황에 도움이 되게 하는 것이다. 능력 있는 조직은 중재의 필요성을 거의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좌충우돌하거나 갈등에 빠져 있는 조직은 필요에 따라 적절한 중재 방법을 아는 사람들에게서 중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10 결정적 순간의 대화
안 좋은 감정을 피하려 드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더 안 좋은 감정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다른 사람들과 갈등을 겪는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일대일 관계에서 갈등을 겪는 사람은 극도의 불쾌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아주 전투적인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한 상황을 피하려고 한다. 오해가 생겨도 풀려는 노력 없이 그냥 내버려두며,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함부로 대하도록 내버려 둔다. 또한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화를 낼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자기 권리를 주장하지 않고 넘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너무나 자주 마주치는 사회적 상황에서 그러한 태도를 견지하다 보면, 또 우리와 똑같이 반응하는 사람들과 교류를 하게 되면, 우리는 기만과 거짓말의 하모니, 은밀한 암투나 일삼으며 정직하지 못한 관계로 빠져 들게 된다.
갈등 전문가인 스티브 알브레히트 박사는 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나중으로 미루지 말고 입장을 분명히, 신속하게 표현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효과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 어마어마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그는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해야 할 것인지, 한다면 어떻게 시작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한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상황을 분명히 하라. 당신은 다른 쪽 이해 당사자와 관련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 당신은 그들의 의도를 제대로 알고 있는가? 그들이 당신의 이익에 반해 행동해 왔다고 결론을 내릴 만한 증거는 무엇인가? 상황을 정리하고 분명히 하기 위한 대화를 할 필요가 있는가?
둘째, 당신 자신의 관심과 이해를 분명하게 정리하라. 당신은 그들과의 교류나 관계에서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가? 당신은 무엇을 보호하고, 간직하며, 이루려고 하는가? 셋째, 접근 전략을 선택하라. 악의를 품지 않는 것만으로는 상대방과 단지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 뿐이다. 당신은 때로 당신의 이해가 무엇인지 표현하고 상대방이 그것을 존중해 주기를 직접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넷째, 긍정적인 마음으로 대화를 이끌라. 서로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을 위한 방법을 함께 찾아보라. 당신이 바라는 것을 설명하고, 당신의 이익이 어떻게 위협받고 있다고 느끼는지 말하라. 당신도 상대방의 관심 사항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음을 확실히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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