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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만지다/상식

광고 카피에 개고생이라니?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 "QOOK"

25일부터 공중파 방송에 등장한 한 광고가 `영문 모를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이른바 `개고생 광고'로 네티즌에 벌써 회자하고 있는 이 광고는 탤런트 변우민과 산악인 엄홍길이 다소 우스꽝스런 모델로 등장할 뿐 제품 정보나 광고주 소개가 없다. 오랜만에, 그것도 불황기에 등장한 `티저 광고'(호기심 유발 광고)다.

`변우민편'에서는 집에서 쫓겨난 듯한 변우민이 거지 같은 몰골로 골목길 쓰레기통에서 나와 밥을 사먹으려고 행인의 지갑을 훔치다 얻어맞고 나서 더러운 담요를 덮어쓰고는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라고 외친다.

변우민이 한 말은 큼지막한 자막으로 나온다. 이어 집 모양의 그림과 함께 'QOOK'라는 표현으로 끝을 맺는다.



`엄홍길편'에서는 눈보라를 헤치며 에베레스트 정복에 나선 엄홍길이 등반 도중 허기져 부러진 나무젓가락으로 불은 라면을 허겁지겁 먹고 나서 다시 정상에 도전하다가 역시 같은 말을 울부짖는다.

`일반인편'에서는 배가 고파 개밥을 훔치려는 `무전 여행객'이나 피서지에서 소나기를 맞아 당황하는 일가족, 갯벌에서 병영 체험으로 고생하는 여학생 등의 장면이 나오고 이를 비웃듯 집에서 편안히 누워 리모컨을 만지작거리는 아이가 나온다.

네티즌이 가지는 첫 번째 관심은 `개고생'이라는 표현이다. 비속어쯤으로 여겨질 만한 이 표현은 사실 국립국어원이 지정한 표준어로, `어려운 일이나 고비가 닥쳐 톡톡히 겪는 고생'을 뜻한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시청자들은 광고에 저런 말을 썼는데도 광고심의를 통과할 수 있느냐고 의아해할 수도 있다.

`QOOK'의 정체에 대한 논란도 뜨겁다. 브랜드명으로 추정되는 이 표현은 영어 사전에 없는 말이다. 네티즌들 사이에는 `요리하다'는 의미의 `cook'와 유사하기 때문에 밥솥 등 주방 가전제품 광고가 아니냐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 광고를 만든 J사는 "모든 것이 극비"라면서 어떠한 내용도 밝히길 꺼리고 있다. 내달초 본 광고가 나올 때 보라는 것이다.

불황기에 등장한 호기심 유발광고가 소비자들의 시선을 과연 얼마나 끌지, 어느 정도의 마케팅 성적으로 연결될지 주목된다.

hope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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